책방, Free Hugs
책을 좋아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초판‘에 대한 매력에 빠지신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다리던 책이 나오자마자 서점에 달려가는 습관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저는 어떤 책을 눈에 빠지게 기다려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출간된 책을 보고 아주 반갑다는 느낌은 종종 받지요.
오늘 신촌에 있는 ‘홍익문고‘에서 구입한 ‘독소전쟁사 1941~1945‘는 바로 그런 책입니다. Periskop 블로그와 포럼을 운영하고 계신 채승병님이 감수하셨고, 그 포럼에 계신 분들이 번역하셨다는 말을 듣고 주저없이 선택했습니다. 이 책을 번역하신 분들은 세 분인데, 그중의 한분만 역사를 전공하신 분이고, 나머지 분은 현직 의사, 물리학 교수이십니다.
기존에 번역된 대부분의 전쟁사 관련 책을 보면, 전문번역가·아마추어들의 작업이 대부분입니다.(그분들의 수고를 낮춰보는 것이 아니라, 고지식한 학계의 편견을 지적하고 싶어서입니다.) 르네상스며 비잔틴··· 이런 것도 좋지만, 이런 분야의 번역서는 이미 과잉 상태가 아닌가 싶어요. 최근 나온 ‘오, 하느님‘도 소설가이신 조정래 님이 쓰신 것을 보면 이런 안타까움은 더 커집니다. 조정래 님은 독소전쟁에 휘말린 어느 한국인(사실 한국인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습니다)에 대한 SBS 다큐멘터리를 보고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저도 이 프로를 아주 재미있게 봐서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른바 Ost batallion(동방대대)에 대한 유럽의 역사학자들의 관심을 보면서 우리 학계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모르긴 해도 이 ‘독소전쟁사‘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학계를 보다못해 직접 팔을 걷어붙인 분들의 노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에 대해서 짧게 말해보자면, 쉽게 읽히는 전쟁사는 아닙니다. 주로 붉은 군대의 자료를 바탕으로 독소전쟁의 처음부터 끝(베를린 점령)까지, 시간순서로 재구성해놓았습니다. 사진은 거의 없고, 전장 지도(Map)와 전투서열(Order of Battle)이 이해를 도와줍니다. 그리고 전쟁 그 자체만을 다룰 뿐 외교적인 면은 거의 다루질 않고 있습니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안토니 비버)‘가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책이라면 ‘독소전쟁사‘는 전투보고서를 모아놓은 교범의 느낌입니다. 실제로 방대한 각주와 원자료가 실려있어 독소전쟁사는 본격적인 연구서의 느낌이 강합니다.)
서점 나오는 길 바로 앞 맥도날드 앞에서 Free Hugs 운동(?)을 하고 있더군요. 이야기는 종종 들었지만,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주인공은 흰 바탕에 빨간 글씨의 Free Hugs라고 써진 팻말을 든 (덩치 큰) 남학생이었습니다. 누군가 안기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제가 지나가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없어서 좀 아쉽더군요. 순수한 의미의 운동이라면 저도 참여하고픈데, 그만큼 순수한 시절은 이미 지나갔나 봅니다.^^
- 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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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한번 안기시지 그러셨어요? 2007.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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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3r0k
프리허그... 뭐랄까요, 먼저 말하면 나쁜놈될까봐 뒷짐만 지고 있지만... \"사용\"되고 있달까... 2007.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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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여학생이었다면 안기고 싶었을지도.^^; 2007.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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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프리허그는 역시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걸까요. 슬며시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2007. 0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