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 Raskin의 휴먼 인터페이스

2007. 03. 23.

이미 지났지만, 지난달 26일이 제프 래스킨의 2주기 였습니다. 그때는 블로그가 없었던 때라 적을 공간도 없었는데, 이렇게 마련되고 나니 써보고 싶어지네요. 그와는 아주 먼곳에서 살았고 서로 알지도 못했지만, 저는 그가 설계한 소프트웨어들을 쓰면서 참 고마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지는 좀 됩니다. 게다가 AppleForum의 deli님께 책을 빌려서 봤던 것이라 사실 읽었다고 하기엔 자격미달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책이 디자인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펴면, 금새 컬러 스크린샷들로 가득차있는 화면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궁극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볼 수 있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러한 예상에 맞는 책은 Apple사의 Human Interface Guideline입니다.) 그리고 책을 여는 순간 예상은 틀렸습니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거의 텍스트 위주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다뤄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간간히 수학 계산식도 나옵니다.

그는 매킨토시의 디자인이 우수한 이유 중 하나로 메뉴버튼이 마우스 커서로 클릭하기 편한 위치에 합리적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지금은 윈도우XP여서 시작메뉴를 클릭하기 쉽지만, 윈도우 Classic 테마에서 시작 버튼을 마우스로 클릭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면 맥OS는 왼쪽 구석에 커서를 던지면 바로 애플메뉴 클릭 위치가 되죠.) 이것을 논리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수식을 사용했고요. 아무튼 이 책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모델에 대한 여러 원칙들을 나열합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제가 인터페이스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탓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모델에 가장 근접했던 것이 아마 Mac OS 초기버전(사실 7.5.3까지는 거의 인터페이스가 동일합니다)이겠지요. 그가 새로운 컴퓨터 인터페이스로 제시하려 했던 ‘Archy‘는 현재도 개발중이고, 특히 Zooming 유저 인터페이스는 지금 보아도 아주 흥미롭습니다.(여기에 데모가 있습니다. 숨은 그림 잘 찾아보세요)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04년)에서 현재의 Mac OS X은 너무 복잡해지고 어려워졌으며 윈도우와 차이가 없어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어떤 운영체제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을 이제는 볼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다재다능했던 Jef Raskin. 부디 GUI 천국에서 편히 쉬길..

- 가즈랑

Jef Raskin의 휴먼 인터페이스 & 대화들

  1. #

    deli

    좋아하는 책이나 연주를 다른 누군가가 공식적인(공개된) 자리에서 언급하면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제가 아는 분인가 보군요. :) 2007. 04. 30.
  2. #

    가즈랑

    아는 사람 맞습니다.^^; 전에 LaTeX에 관련된 책(LaTeX Companion)도 빌려본 적이 있죠. :D

    그런데 이렇게 들러주실 줄이야~ 너무 반갑고, 예전 생각이 많이 납니다. deli님과 같이 있어야 제가 더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이 포스팅은 deli님이 없었다면, 제게는 없었을(無) 뻔한 영역입니다. 항상 감사해요~

    저는 이제 졸업해서 학교를 갈 일이 없습니다.(작년에는 공부하는 모임이 교내에 있어서 쭉 그쪽에 있었지만요.) 마지막이 좋아야 한다는데, 죄송하게도 그간 연락도 못 드렸네요. 종종 들러주세요~ 2007. 05. 1.
  3. 저도 이 책을 읽고 크게(!) 감동을 얻었다지요-
    생각난 김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2007. 05. 3.
  4. #

    가즈랑

    역시 좋은 책이 주는 감동은 사람들마다 다르지 않나 봅니다. 좋은 책은 스스로 찾아달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찾기 어려워서 안타까울 뿐이네요. 방문 감사합니다.^^ 2007. 0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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