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풍경

2009. 01. 26.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어릴땐 볼 수 있었던 것들을 하나둘 잃어가는 과정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하겠지만, 내게도 명절은 대문을 열면서 들리는 ‘내 강아지‘란 할머니의 외침으로 시작되곤 했다. 그리고 평소엔 볼 수 없었던 큰 솥에 나무를 때며 끓이는 국 냄새와, 그 세차게 타는 불이 뿜는 열기의 따뜻함도 항상 그 기억 속에 있다. 친척들과 모여서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아직 장농냄새가 밴 베개로 싸움도 하며 더 웃을 수 없을만치 웃다가 밤늦게 잠에 드는 그런 밤. 담 너머로도 우리처럼 웃고 떠드는 이웃들이 있어 눈이 마주쳐도 너그러운 그런 날.

명절을 앞두고 그때를 생각하며, 어릴때의 느낌들은 다시 갖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어 내가 나이를 조금 먹었구나 또 느낀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명절의 풍경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의 경험은 정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만치 소중하다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든다.

- 가즈랑

명절의 풍경 & 대화들

  1. 설날이지요? (이민생활) 10년쯤 되니, 이젠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글을 읽다 보니, 저도 문득 친척들과 웃으며 즐기던 떡국과 명절음식들이 생각나네요. 어릴적엔 순진했기에 더 ‘명절‘을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삶에 치여 돈 벌기 바쁘니 부끄럽습니다. 이런게 인생인가요? (웃음)

    2009. 01. 27.
  2. Ruud // 저도 집에서 떨어져 생활한지 10년째인데,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수록 이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요즘은 얼른 집에 내려가야지 하는 다짐을 하고 삽니다.

    2009.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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