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지 않아도 닮아버린
블로그가 한창 부러워 보였던 시절은 사실 유명 포탈들에서 블로거를 상대로 한 서비스가 우후죽순 나오는 지금이 아니고, 2002~3년 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때는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블로거에 대한 관심은 있었을지 몰라도, 아마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계산기를 두드리며 기다리지 않았을까. 이제 돈이 될 것 같고, 흥행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다들 득달같이 달려들어 블로거들을 띄워주기 바쁘다.
좀 늦게 블로깅을 시작했던 탓에,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은 블로거를 보고서 시작한 탓에 나는 나도 모르게 선배 블로거의 모습을 조금씩 닮았다.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있어서, 후배들은 단지 그들이 갔던 길을 가는 까닭에 닮아간다. 시행착오를 겁내는 사람들은 잘 다져진 길을 걷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편한 길을 걸으면서 좀더 좌우를 둘러보기 위해서라는 첨언은 사실 핑게일 것이다. 만약 블로그에서 예술적 기질을 내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시 ‘가지 않은 길‘을 찾아내서 걸어가야 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니그로폰테가 ‘Being Digital‘이란 독창적인 책을 10년 전에 펴냈던 것은 그가 ‘난독증’ 탓에 책읽기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블로그 이웃들은 모두 어떤 면에서는 나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그들의 글쓰기, 시선들에서 블로거는 이래야 한다는 어떤 가이드라인을 느꼈고, 하지만 그것은 유쾌한 가르침만은 아니었다. 나는 내가 자주 가던 블로그의 모습을 닮아버렸다는 사실을 메타 블로그라는 망망대해에 나와 보고서야 알았다. 게다가 계보를 따져보면, 수많은 블로거들이 하루키, 애플, 구글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나의 블로깅은 동네 견공만도 못한 혈통을 지녀버렸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블로그를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채로 블로깅을 시작했어야 했다. 트랙백이 뭐고, 코멘트가 뭐고, 스킨이 뭔지 알기 전에.
첫 포스팅 글로 “블로그? 써보니 신기하네” 라는 채색되지 않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유로운 블로거‘를 닮고 싶다.
- 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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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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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한참 빨려들어가서 읽다가 끊겨서.. 몹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블로깅의 자율성이란게..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자유롭게, 자기의 색으로.. 라기 보다는 요즘은.. 자기로 향한 욕구와 타인에게 향한 욕구 사이의 \'긴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것 역시도 모두 자기에게 향한 욕구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요. ^ ^;
p.s.
구글, 애플..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하루키가 주류(?) 블로그 문화의 삼대 아이콘이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재미있는 지적이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키는 너무 과대평가된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판단표준이 \'노르웨이\' 하나뿐이긴 하지만요.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는 꽤 재밌게 읽었는데.. ㅎㅎ 읽은 책이 달랑 두 권이라서.. 역시나 좀 판단자료가 미흡하긴 하네요. : )
항상 가즈랑님의 글을 읽으면 저 자신 글을 쓰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이 글 읽으니.. 예전부터 간단히나마 쓰고 싶었다던 해롤드 블룸의 \'영향의 불안\'에 대한 단상을 끄적거리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별로 아는 것도 없긴 하지만요. ^ ^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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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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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a
제 기억에 이글루스에선 하루키가 꽤 유력한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꽤 오래 전에 이탈했기 때문에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요.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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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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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들러 주셔서 감사하고, nova님의 초기 글에 대한 소회 잘 들었습니다.^ ^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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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민노씨의 바램처럼 글을 좀 길게쓰고 싶은데, 제가 긴 글을 원체 못쓰고 중구난방 되버립니다.(이런 걸 필력이 무지 딸린다고 표현하데요.^^) 아직은 초보 딱지 안떼었으니 좀 봐주세요. :D
덧) 하루키는 사실 주류 블로거의 아이콘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고, 많은 블로거들이 \'도서문답\'에서 말하는 것을 보고 그의 영향력에 놀랐을 뿐입니다. 저도 몇권 읽지 않았고, 논할 만큼 알지 못합니다. 다만 생일 선물마다 그의 책을 건네는 친구들을 보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서요. 해롤드 블룸이란 분은 처음 들었는데 또 뭔가를 던져주시는군요. :)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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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미니
초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할까 하는 식의 고민은 누구나, 어디서나 그리고 언제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는 것인데.. 팔레트에 뿌려져 사용된 물감들을 깨끗이 물로 씻어내는 것처럼 가끔은 자신의 블로그에도 물갈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D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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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되려 그로커님처럼 짧으면서 솔깃한 이야기가 더 매력있습니다. :D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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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요즘은 이오공감2.0에서 이슈가 떠오르던데, 어느 날부터인가 메타 블로그는 잘 안가고 있어요. 정보 과잉의 혼란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_-;; 2007.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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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그래도 아거님이 연재한 워드프레스 테마 만들기를 공부한 적이 있어 기본적인 작법은 익혔습니다. 언젠가(^ ^)는 요것을 좀더 간소하게 꾸민 테마를 만들고픈 희망은 있습니다. 다른 분이 이곳에서 힌트를 얻어 더 멋진 테마를 만드실 수도 있는 거고요.
댓글을 보니 예전 제가 1학년 때 듣는 음악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말도 안 되는^ ^) 결론의 보고서를 썼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nova님의 이론도 즐거운 증명이 될 듯합니다..
덧) 미술품을 보는 심미안은 완전 꽝이지만, 단순이즘(Minimalism)과 관련한 것에는 눈이 먼저 좋아한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스킨에 대한 말씀 감사합니다. 2007.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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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지금은 솔직히 저만의 색깔 이런 욕심은 버렸습니다. 무채색의 날것을 그대로 적어보려고 해요. 되도록이면 남이 보지 못하는 그런 것들을 적고 싶어졌어요. 2007.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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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r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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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피리
즐거워야 블로그도 오래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거든요.
지겨운 일이고 부담되는 일이라면 3년 가까이 하지도 못했을 거에요^^ 2007.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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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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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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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
필력이 딸린다고 하시지만, 짧고 간결하게 하실 말씀 다 하시는 가즈랑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매번 이상한 소리만 하고, 중구난방 부대찌개(ㅡ,.ㅡ) 블로그를 지향하는 저보다야 훨씬 나으십니다. 흑흑.
저도 자유로운 블로거, 아니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생각이 자유로우면 블로깅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겠죠. ^ ^; 2007. 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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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그리고 이런저런 말씀 감사합니다. ^ ^ 2007. 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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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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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군
+ 20대 초반 하루키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지금은 하루키 없이도 잘 삽니다. ^^ 2007. 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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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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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
Y군님처럼 삶 자체가 좀 독특했으면 하는 바램도 한구석엔 있습니다. ^ ^ 2007. 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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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orLog at 6 A.M.
최근 비행기와 기차 여행 중 두 권의 책을 들고 와서 읽었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몰스킨에 빼곡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몇 가지 법”류의 .... 2007. 0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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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zl
웹페이지를 만들고 구성 하는데에 있어서 한계점이 있죠
결국 읽고/쓰기 가장 편한 구성으로 되어 버리더군요 2007. 0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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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